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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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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HntnL419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3회 작성일 20-02-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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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초기에, 영국은 크릭스마리네 U-보트의 '영국 봉쇄 작전'에 정신없이 털리고 있었음.

상선을 띄워서 내보내기만 하면 귀신같이 와서 침몰시키고

영국의 조선소는 또 상선을 건조하고 그 상선은 또 침몰당하고를 반복...


bb2.jp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당시의 잠수함들은 디젤 엔진을 사용해서 평상시엔 부상해있다가

목표에 은밀하게 접근하거나 공격을 피할 때만 잠수하는 방식이었기에

미리 대잠초계기를 돌려서 발견만 하면 대책을 세울 수 있었음.


그런데 북대서양을 육상 기지에서 발진한 초계기로만 초계하기엔

항속거리 등의 문제로 인해 한계가 있었음. 그래서 항공초계가 곤란한 구역을 에어 갭(air gap)이라고 부름.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역시 항공모함이 필요했는데...


bb3.jp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우리 상선 만들기도 바쁜데 항공모함을 어떻게 만듬요?"?



영국 조선소들은 상선 만드는데 온 힘을 쏟고 있었고 상선에 모든 자원이 다 빨려서

영국 해군의 함선을 만들기도 힘든 상황이었음.

미국에서 렌드리스를 통해 구축함을 빌려주긴 했지만 어림도 없고

항공모함 건조를 시작했어도 언제 다 완성해서 취역할진 모르는 상태였음.

그런데...



bb4.pn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영국의 합동작전본부에 근무하던 제프리 파이크라는 사람이 등장해서 미친 아이디어를 냄

"강철 가공의 1% 에너지만 사용하면 되는 얼음으로 항공모함을 만들자"

얼음을 가공해서 배의 모양을 만든다고 해도 0도가 넘어가는 순간 녹아버리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자

'파이크리트(Pykrete)'라는 신물질을 이용하면 가능하다는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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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크리트로 만든 얼음칼. 튼튼함.

물에 목재 펄프를 4~14%정도 혼합해 젤과 같은 반유동체로 만든뒤 얼려서 만든 특수한 얼음으로
이 재질은 섭씨 20도에서도 2달동안이나 녹지 않고, 권총으로 시험사격을 해도 안 부셔졌음.
지켜보니 그럴듯한 이론이었음. 알루미늄이나 철 등이 부족해지기도 하니 그럴듯해보였던거임.

성서 하박국 1장 5절?"이 반역하는 무리들아, 똑똑히 보아라. 너희 생전에 놀라 질겁할 일이 벌어지리라. 귀를 의심할 만한 일이 일어나리라."
에서 따와서 프로젝트 이름은 하버쿡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진행하기 시작함.




원래 파이크의 고안은 3개였는데

나무로 만드는 하버쿡1(파기당함)

COHQ에서 고안한것과 비슷한 하버쿡2

그리고 하버쿡2의 축소 및 고속기동판인 하버쿡 3.


결국 하버쿡2의 고안을 COHQ와 함께 구체적으로 설계했는데

설계한 스펙이 정말 미친 스펙이었음.


bb7.jp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가운데가 하버쿡. 좌측의 항공모함이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 우측의 구축함 같은 작은 것이 아이오와급 전함.





bb6.jp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항속거리 : 11,000km

배수량 : 220만톤

전장 : 610m

전폭 : 90m

동력기관 : 25000 킬로와트를 생상하는 증기발전기가 26개의 독립설치된 외부 엔진에 전력을 공급

외벽 : 어뢰에 견디기 위해 12m의 파이크리트 벽과 외벽을 단열재와 목재로 덮음

외부무장 : 4.5인치 양용포 40기, 수많은 경대공포

함재기 : 최대 150기의 쌍발 폭격기/전투기

승조원 : 1600명


여기에 자체 냉각 시스템을 갖춰서 선체 파손시에도 복구 가능한 불침함이었음.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 + 자력복구가 가능한 항공모함인거임 ㅋㅋ



이 구상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얼음항모의 유용성은 너무나도 명백하여 고려할 필요도 없다." "나는 2년안에 100척을 건조하길 원한다."

같은 말을 한 처칠이 기대를 걸고 지원에 들어가고, 마운트배튼 제독도 같이 지원해줌.


bb1.jpg 2차대전 당시 영국의 황당한 건조 계획, 하버쿡 프로젝트

하지만...


처칠은 "100척은 커녕 2년 안에 1척도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보고서를 받게 됨.


처음 계획은 펄프 30만톤, 2.5만톤의 섬유판, 3.5만톤의 목재, 1만톤의 강철이었고, 70만 파운드의 예산이었음.

그래서 건조하기 전에 기술실증을 위해 1천톤짜리 실험용 모형을 만들어보니 문제가 발생함.

블록 상태의 파이크리트는 물에 잘 떴지만, 크게 제작해보니 갑판의 높이와 해수면의 높이가 거의 같아져버림.

심지어 항해 도중에 파이크리트가 변형하는 문제도 생긴 것.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철근과 외부 단열재가 필요했는데, 70만 파운드의 예산에서 250만 파운드로 펄쩍 뜀.


거기다 가장 밀어주던 마운트배튼 제독마저 동남아시아 방면군으로 전출하면서 흥미를 잃고 지원을 끊음.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취소를 당했는데

- 강철이 너무 많이 필요함

- 포르투갈이 아조레스 제도(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섬)의 비행장 사용을 허가해줌

- 기술이 개발되면서 장거리 연료 탱크의 등장으로 항속거리가 늘어남

- 미국이 호위항공모함을 대규모로 빌려줌.


게다가 1943년에 유보트 대처법들이 만들어지면서 대서양의 주도권은 연합군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런 초 거대 항공모함을 돈을 꼬라박아가면서 만들 이유가 없어지게 됨.

완성만 됬으면 볼만했을텐데....



아무리 개쩌는 무기라도 예산과 기한, 경제성에서 밀리면 나가리된다는 선례를 만들고 퇴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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